레진아트 입문 : 2액형 레진과 UV 레진을 같이 쓰게 된 이유

제가 처음 레진을 시작했던 건 차 앞에 둘 주차 번호판을 직접 만들어보고 싶어서였어요.

시간도 얼마 안 걸리고 빨리 만들어서 내 차에도 두고 친구들한테 선물도 해주려고

처음에 잘 모르고 무작정 UV 레진부터 샀었죠.

그런데 막상 구워보니까 굳긴 굳었는데 겉이 너무 끈적거리더라고요.

결국 몇 번 헤매다가 완성도 못 하고, 재료만 사둔 채로 몇 년 동안 그대로 방치해 뒀습니다.

그러다 나중에 키링이 유행할 때 다시 해보고 싶어져서 이번엔 2액형 레진을 사봤어요.

다 굳기까지 하루 종일 걸리는 건 답답했지만

결과물은 끈적거림 하나 없이 단단하고 마음에 쏙 들게 나오더라고요.

이때부터 재미가 붙어서 보석함도 만들고

거북이나 카멜레온 같은 동물 소품이랑 키링까지 취미로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이것저것 만들어보다 보니까 결국 정착하게 된 방법이 하나 생겼는데요.

바로 처음 기본 틀은 2액형 레진으로 잡고 그 위에 꾸미거나 파츠 올릴 때만 UV 레진을 쓰는 조합이에요.

왜 번거롭게 두 가지를 같이 쓰는지 직접 만들면서 알게 된 이유와 작업 팁을 가볍게 정리해 볼게요.

1. 처음 틀(베이스)에 2액형 레진을 쓰는 이유

처음 레진을 접하면

“자외선 램프로 1~2분 만에 굽는 UV 레진이 훨씬 편한데 왜 굳이 하루 종일 걸리는 2액형을 쓸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저 역시 처음엔 무조건 빠른 게 좋은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거북이나 카멜레온 같은 동물 몰드는 물론이고

두께감이 크지 않은 별자리 키링이나 건식 쉐이커의 바닥 틀을 만들 때도

저는 처음 바탕은 무조건 2액형 레진을 씁니다.

직접 해보니 이런 이유가 있었습니다.

  • 수축과 휘어짐 방지: UV 레진은 램프 빛을 받으면서 빠르게 굳는 과정에서 열이 발생하고 수축이 일어납니다. 평평한 키링 틀이나 면적이 있는 베이스를 UV로 한 번에 구우면 틀에서 꺼냈을 때 끝이 휘거나 표면이 울퉁불퉁해지기 쉽습니다.
  • 속까지 균일하고 단단한 경화: 부피가 있는 입체 몰드는 빛이 안쪽까지 닿지 않아 속이 덜 익는 문제가 있고, 얇은 틀이라도 면적이 넓으면 UV 빛이 골고루 닿지 않을 수 있습니다. 반면 2액형 레진은 화학 반응으로 서서히 자연 경화되기 때문에 두께와 상관없이 전체가 균일하고 단단하게 굳습니다.
  • 재료비 부담: 키링이나 몰드 하나를 채울 때마다 비싼 UV 레진을 통째로 들이붓기에는 비용 부담이 큽니다. 2액형 레진은 용량 대비 훨씬 경제적이라 기본 뼈대나 바탕을 잡기에 가장 좋습니다.

그래서 저는 어떤 형태든

전체적인 형태가 되는 ‘첫 베이스 틀’을 만들 때는 2액형 레진을 비율에 맞춰 섞어 부어두고

먼지가 타지 않게 상자 등으로 덮어둔 뒤 하루 동안 느긋하게 굳혀둡니다.

2. 꾸미기와 파츠 고정에 UV 레진을 쓰는 이유

단단하게 굳은 2액형 베이스가 준비되었다면

이제 그 위에 파츠를 얹거나 쉐이커 바깥쪽을 꾸미거나 동물 몰드의 디테일을 표현할 차례입니다.

이 단계에서 다시 2액형 레진을 쓰면 작업이 굉장히 번거로워집니다.

꾸미기 작업에 UV 레진이 필수인 이유는 명확합니다.

  • 초스피드 고정 (기다림 없음): 작은 비즈나 금속 파츠, 스티커를 올릴 때 2액형을 쓰면 굳는 동안 부자재가 둥둥 떠내려가거나 제자리에서 벗어납니다. 게다가 파츠 하나 고정하자고 또 하루를 기다릴 수는 없습니다. UV 레진을 소량 콕 찍어 파츠를 얹고 램프에 넣으면 30초~1분 만에 완벽하게 고정됩니다.
  • 섬세한 위치 조절: 파츠를 올리고 램프에 넣기 전까지는 레진이 전혀 굳지 않기 때문에, 핀셋이나 이쑤시개로 원하는 완벽한 위치를 잡을 때까지 얼마든지 수정할 수 있습니다. 마음에 들었을 때 램프 빛만 딱 쬐어주면 그대로 깔끔하게 고정됩니다.
  • 얇은 코팅과 도밍: 별자리 키링 위에 얇게 보호막을 씌우거나, 표면을 사탕처럼 봉긋하게 볼록 올리는 ‘도밍’ 작업을 할 때도 점도 있는 UV 레진을 올려서 램프로 바로 구워내는 것이 훨씬 편하고 먼지도 타지 않습니다.

💡도밍할 때 엄지손톱만 한 공기층이 생겼던 이유와 해결법

UV 레진으로 도밍을 올린 뒤 램프에 구웠는데

겉은 제법 평평한데 속에 엄지손톱만 한 넓적한 공기가 갇힌 것처럼 들떠서 당황했던 적이 있습니다.

작은 기포가 솟은 것도 아니고 왜 이렇게 넓은 공기층이 생겼나 찾아봤더니

‘도밍 레진이 굳으면서 수축해 바닥에서 들뜨는 현상’ 때문이더라고요.

  • 원인: UV 레진은 굳으면서 자기들끼리 강하게 뭉치며 부피가 줄어듭니다. 이때 매끄러운 2액형 바닥면과 접착이 제대로 안 되어 있으면, 레진이 굳으면서 스마트폰 액정 필름 들뜨듯 바닥에서 쩍 하고 통째로 떨어져 나와 그 사이에 커다란 공기층이 생기게 됩니다.
  • 해결법 1 (도밍 전 얇게 1차 펴 바르기): 처음부터 많은 양을 올려 볼록하게 만들지 않고, 소량의 UV 레진을 바닥 전체에 매니큐어 칠하듯 얇게 문질러 바닥과 먼저 밀착시켜 줍니다. 그 위에 도밍할 양을 올려서 구우면 바닥 사이에 빈틈이 생기지 않더라고요.
  • 해결법 2 (표면 유분 제거 및 살짝 흠집 내기): 2액형 베이스 표면을 소독용 알코올로 한 번 닦아 유수분을 없애주고, 파츠가 없는 빈 바닥을 사포나 이쑤시개 끝으로 살짝 문질러 미세한 흠집을 내주면 레진이 틈새로 파고들어 들뜨지 않고 단단하게 붙습니다.

3. 실패 없는 레진 작업 순서 한눈에 정리

제가 정착한 가장 속 편한 기본 작업 순서는 딱 이 4단계입니다.

  1. 1단계 (바탕 잡기): 2액형 레진을 비율대로 잘 섞어 몰드나 틀에 붓고, 먼지가 앉지 않게 덮어둔 뒤 하루 동안 완전히 굳힙니다.
  2. 2단계 (장식 배치): 단단하게 굳은 베이스를 꺼내 표면을 가볍게 정리하고 파츠나 꾸밀 재료를 배치합니다.
  3. 3단계 (UV로 고정): UV 레진을 소량 묻혀 원하는 위치에 파츠를 고정하고 UV 램프로 30초~1분간 구워줍니다.
  4. 4단계 (마감 도밍): 얇게 1차 밀착시킨 뒤 점도 있는 UV 레진을 도톰하게 올려 도밍하고 최종 경화하여 마무리합니다.

대단한 기술은 없지만

저처럼 처음에 끈적거려서 실패하고 방치했던 분들이 계실까 봐 적어봤어요.

가끔 생각날 때마다 하나씩 만들어보는 취미로는 이 조합이 제일 맘 편하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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